요염한 운중 기담 / 2

본 소설은 실제 인물과는 별로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사건이나 행사와는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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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한 운중 기담 / 1


요염한 운중 기담 / 2

- 로스나힐


“이거 진짜 이쁘다!”


 눈에 드레스를 집어넣어도 아프지 않을 거라는 투로, 입에서 튀기는 침이 호수가 되도록 이 나비년이 지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좋았는지 운중놈은 고맙다며 나중에 밥이나 사주겠다는 말을 은근슬쩍 찔러 넣었다. 꼬맹이년 입고리가 귀걸이가 되는 모습을 보며 운중은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하철의 덜컹거림이 운중놈을 자극했다. 놈은 껄떡대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잠재우려고 노력하며 어서 빨리 코믹월드에 도착하면 좋겠다고 중얼거렸다. 중딩년이 자기도 빨리 코믹월드에 도착하면 좋겠다고 동감했다.



 그런데 이 나비라는 년이 도대체 왜 나비라는 년이냐면, 이년이 온라인에서 나비라는 가명을 사용하기 때문인데, 그 나비라는 가명이 왜 나비가 되었냐면 이게 또 운중놈 때문이다. 이년과 놈이 만나게 된 것이 단체로 같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등장인물 옷을 입고 노는 단체 코스프레팀의 온라인사이트에선데, 운중놈도 참여하고 이 중딩년도 참여했던 거다. 그 때 이 운중이란 놈이 자기 옷을 다 만들고 이 나비라는 년의 옷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 중딩년이 입을 옷이 나비모양이 그려진 옷이었던지라 공짜로 옷을 받은 이 중딩년이 너무 기뻐서 자기 닉네임을 나비로 바꾼 거다. 왜 하필 많고 많은 팀원 중에서 이 중딩년이었느냐 하면, 나머지들은 이미 자기의 충실한 종놈년들이었으니까 말이다. 대놓고 지 똥 닦아줄 사람 늘리는 짓이었지만, 원래부터 별 생각 없었던 이 중딩년은 좋다고 지 닉네임을 나비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운중은 잠시 고개를 돌려 밖을 보았다. 흔들리는 차창 밖으로 구름 몇 조각과 태양이 보였다. 날씨는 여전히 좋았다. 운중은 그새 일본어로 노래를 지껄이고 있었다. 대부분이 뭔 노랜지도 모르는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전동차 안 구석구석까지 들리랍시고 부르는 운중놈의 모습이 구걸하는 거지꼴이었지만, 그 놈이 그런 걸 신경 쓸 위인은 아니었다.


 “와아.”


 좋다고 박수나 치는 나비년도 무슨 약장수 앞에서 바람 잡는 놈들처럼 보였지만, 역시나 그런 걸 신경 쓸 정도로 뇌가 무거운 아이는 아니었다. 나비년은 운중에게 드레스를 잠깐 봐도 괜찮으냐고 말했고, 운중은 쉽게 허락했다.


 전철은 계속 달리고, 시간도 계속 흐르고, 코믹월드가 열리는 장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출근길을 나서던 아저씨들은 제 갈 길로 가버리고, 그림이 그려진 쇼핑백이나 코스프레를 한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전철은 이내 북적대기 시작했다. 그 혼잡한 와중에 또 몇 사람이 운중에게로 다가왔다. 다크니스놈과 링고링고놈, 푸른하늘과 청유년이었다. 넷은 짐을 한 보따리씩 들고는 어기적어기적 운중놈과 나비년에게로 다가와 섰다. 그 중에 링고링고라는 놈이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운중형.”


 운중은 고개를 들어 다가온 년놈들을 바라봤다. 그리곤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허수아비에 탈을 씌워놓은 것 같은 모양새였는데,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들은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은 알아먹지도 못 할 만큼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데, 사실 번역하면 만화에서 언놈이랑 언년이랑 떡을 쳤더라 하는 말이었다. 대부분 못 알아먹는 게 다행인 대화주제였다. 하지만 사실 이 년놈들은 주위 사람들이 그 얘기를 다 알아듣는다고 해도 서슴없이 지껄였을 테다. 운중놈 빼면 다 중딩밖에 없는데 그런 얘기를 신나라고 리드하는 운중놈도 제정신은 아니었지만, 그걸 또 좋다고 따라가는 다섯 명의 중딩들도 별로 제정신은 아니었다. 정신 나간 놈들 끼리 떠들어대는 것이 꼭 전동차를 정신병동처럼 만들었지만, 누구 하나 태클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전동차에 탄 대부분은 자기네들끼리 여기저기 모여 비슷한 주제로 대화를 씨부리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차는 열심히 코믹월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전철이 곧 지하로 내려가며 창밖으로 보이던 풍경을 뒤로 치워버렸다.


-계속


p.s. 요즘 이슈가 되는 문중이라는 분과는 별로 관계 없는 글입니다.
이거 거짓말 아닌거 다 아시죠?

p.s.2 삽화 그려주실 분 구하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비밀덧글로 달아주세요.

by 로스나힐 | 2008/02/24 11:54 | 소설 | 트랙백 | 핑백(3)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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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동인녀구우 at 2008/02/24 11:59
선감상 후리플
Commented by 時水 at 2008/02/24 12:01
아 존나재밌음
Commented by 크레드 at 2008/02/24 12:32
힛트칠듯 ㄹㄹ
Commented by 킴사장 at 2008/02/24 14:01
중간에 문중이라고 나옵니다만 고의신가요? ㅎㅎㅎㅎ 3편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린츠 at 2008/02/24 15:18
킴사장// 오타인듯 'ㅂ'~ 감히 로스나힐님이 우리 문중님을 까실리가 없잖아효 ^^;...[ㅈㅅ]
Commented by 친한척 at 2008/02/24 16: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죄송합니다 좀 격하게 뿜어버렸네요(....) 운중군에게 벌써부터 애정이 가고 있어요<-
Commented at 2008/02/24 17: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2/24 17: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s at 2008/02/24 18:05
우와 요염한운중 되게 멋지네여!! 짱이라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Ayu at 2008/02/24 22:17
로스훃 절 실망시키지 않으시네요
Commented by 지우멍 at 2008/02/25 02:48
zzz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딩 완전 기대
Commented by onizuka at 2008/02/25 13:20
전 미래에서 이 다음 포스트를 보고 왔습니다.
이 다음 포스트에서는 중학생이 운중씨의 고추를 조물딱조물딱거리면서
"젠 안꼴려"라고 말할것입니다.
Commented by 동인녀구우 at 2008/02/25 22:34
만화 "지옥선생 누베"에 이런 얘기가 있지요.
예언가가 비행기 테러가 일어날 날짜를 예고한 신문 보도가 나가자 테러범이 계획을 바꿨다고.
그래서 예언가는 까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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