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의 무의식적 롤 모델에 대하여.

온라인에서의 무의식적 롤 모델에 대하여.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두지만, 필자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바를 버무려 쓰는 글이니 너무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말아주세요. 또한, 본문에서는 존칭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롤 모델 이라는 것은 자신의 삶의 양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다. 롤 모델은 존경하는 혹은 좋아하는 대상 중에서도 자신이 그 대상의 행동양식을 따라 하기로 결정한 대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을 존경하기에 잘 굽실거리고 밑도 끝도 없이 다 퍼주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수적인 피해는 신경조차 쓰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이다. 물론, 롤 모델의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라 소설이나 만화,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롤 모델을 결정하면 그 롤 모델의 행동양식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롤 모델 따라잡기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정도의 감정적인 것으로 발생하며, 실질적으로 완벽히 그 롤 모델의 생각, 행동을 복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란 건 자기 주관을 가진 생물이니까 말이다.


그러면 롤 모델의 일반적인 정보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고, 제목에서 언급한 무의식적 롤 모델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아마 누구라도 한 번쯤은 다음과 같은 케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의 아버지는 심심하면 아이의 어머니와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그렇게 맞으면서 아이는 생각했다. “절대로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겠어.” 그리고 다행히도 무사히 성인이 된 아이는 결혼을 했고, 아이는 아내와 자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굉장히 슬픈 이야기다. 꼭 이런 케이스가 아니라도, 닮기 싫었다는 부모를 닮아가는 사례는 꽤 많이 발생한다. 절대로 닮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어있다. 이것이 무의식적 롤 모델 이라는 것이다.(정식으로 사전이라든가 이런 데에 실린 것이 아니라 필자가 필요에 의해 지어낸 말이긴 하다.)


정리하자면, 무의식적 롤 모델이라는 것은 어떠한 역할(위 사례에서는 아버지)에 대하여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의 대부분이 한가지 스타일로 일관되어 있어서 뇌, 그러니까 인간의 행동패턴,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기관이 결국 그런 사례에 맞추어 동작하게 되면서 이러한 행동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하게 되어 닮기 싫건 좋건 관계 없이 따라가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되는 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이는 것(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니까)은 역시나 인간이 자기인생에 대해 자신의 주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의 롤 모델은 분명 개인의 가치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얘기할 온라인에서의 무의식적 롤 모델은 약간 성질이 다르다. 이것은 온라인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의해 변화된 스타일의 롤 모델인데, 이렇게 쓰는 필자도 꽤 자주 겪어본 일이고, 지금도 여러 곳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일일 것이다.


온라인에서의 무의식적 롤 모델의 결정 요인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의 무의식적 롤 모델과 같다.온라인에서의 무의식적 롤 모델 또한 현실에서와 같이 무의식 중에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겠다.


오늘도 열심히 온라인을 서핑하고 있는 XX씨. 그는 어떤 채팅방에서 다른 사람을 열심히 까고 있었다. 내용은 어떤 놈이 알지도 못하면서 깝친다는 것. 자신은 그 주제에 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 헌데, 나중에 이 일을 곱씹어본 XX씨는 그보다 더 이전에 자신이 같은 내용으로 다른 사람에게 까인 적이 있고, 그 때 분명히 나는 다른 사람을 그런 내용으로 까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던 적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심난해진다. 필자의 경험담이다. 결국 현실에서건 가상에서건 이 무의식적 롤 모델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감염이 된다. 오히려 현실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자신의 잘못한 점에 대해서 그리 큰 리스크를 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내가 무의식 중에 아버지가 하던 것처럼 아내와 자식을 폭행해서 교도소로 끌려가게 되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말로가 온라인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심하게 까인다고 해봐야 아이디 바꾸고 다시 활동하면 그만이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무의식적 롤 모델을 따르게 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그랬다는 사실을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내가 이렇게 하다니, 그래도 뭐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되지.”, “어차피 현실에서 그런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정도로 가볍게 넘기게 되고 다음에 또 그런다. 게다가 이런 점은 딱히 개선할 여지도 없다. 리스크를 늘릴 방법이 딱히 없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뭐랄까, 온라인에서지만 무의식 중에 자꾸 안 좋은 점을 본받다 보면 현실에서 그러한 무의식적인 카피 행위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 착안하여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주의를 통해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터넷에서 보는 것 중에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일이다 라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깊이 생각해 따르지 않도록 노력하자.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 또한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항상 생각하는 버릇을 기르자. 익명의 가상공간이라고 소홀히 하지 말자.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가는 가상공간에서의 행동은 분명 현실에서 하는 행동만큼이나 그 책임이 무거운 것이다.



쓰다보니 힘들어져서 그만 쓰기로 했음. 역시 뭔가 전문적으로 정리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니까 어렵네요. 처음에도 말했지만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시면 피곤할지도 모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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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나힐 | 2008/04/28 04:48 | 잡담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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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명상컴 at 2008/04/28 23:10
말씀하셨듯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사슬에서 헤어나오려면 아무래도 매일매일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다소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은 폭력적이지 않기로 다짐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사람이 되기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습니다. 왜냐면 폭력적이지 않기로 다짐하면서 자꾸 폭력적인 것을 떠올리니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렸듯 XX하지 않기보다는
그와 반대되는 OO하기로 마음먹으면 그런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도 그것이 맞는 거 같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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