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7일
요염한 운중 기담 / 4
본 소설은 실제 인물과는 별로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사건이나 행사와는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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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한 운중 기담 / 4
- 로스나힐

운중에게 이 지상은 그야말로 낙원. 그의 발이 닿는 곳 마다 하얀 햇살이 부딪혀 부서졌고, 수많은 인파, 목소리, 그들만의 행복한 세계가 펼쳐지는 곳. 바깥은 코스프레의 천국이며, 안은 동인지의 천국인 그런 세계. 마치 주위와는 AT필드로 격리된 것 같은 수준 높은 세계라고 본인은 얘기한다. 그 세계에서 자신은 고고해질 수 있다. 옷을 입고 나타나면 모두가 인정하고 떠받든다. 사실은 떠받드는 게 아니라 밥이라도 한 끼 갈취하려고 발가락 핥아주는 거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운중은 그저 즐거웠다. 아니면 그런게 떠받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고, 사진 찍는 것이 분주하고, 구경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행복하다. 운중은 어서 저 틈에 끼고 싶어 몸이 근질거림을 느꼈다. 운중은 우선 핸드폰을 꺼내들어 같이 코스프레를 하기로 한 사람들과 연락을 취했다.
몇 번의 전화, 몇 번의 대화 끝에 모두가 모였다. 운중과 함께 온 중딩들 중에서는 다크니스놈과 나비, 푸른하늘년이 같이 코스프레를 하기로 했고, 그 외에는 네 명의 팀원이 더 있었다. 새로 나타난 팀원은 험프티와 덤프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여자 일란성 쌍둥이, 리본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23살 대학생 여성, 시로라고 불리는 20세 대학생 남성이었다.
아무튼 전부 모인 그들은 남녀로 갈라져 탈의실을 향해 이동했다. 옷을 갈아입고 30분 뒤에 집합하기로 했다. 옷을 입지 않는 중딩들은 집합할 장소를 지키기로 했다. 운중놈과 같이 이동하는 사람은 다크니스와 시로로, 나머지는 여자니까 같이 가고 싶었지만 참는 운중이었다.
탈의실은 적당히 천막으로 둘러진 빈궁해보이는 공간이었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운중으로서는 옷만 입으면 다시 상종할 일 없는 공간이니 나쁘다 좋다 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꺼내보였던 드레스가 드러났다. 그는 풀어헤친 보따리를 잠시 내버려두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러는 것을 보고 있던 주변사람들이 순간 흠칫했지만, 이내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하기 시작했다.
다크니스와 시로놈도 각자 자기가 입을 옷을 꺼내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셋은 그렇게 분주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는데, 다크니스와 시로놈은 남성복인데다가 별다른 액세서리가 없었기에 빨리 끝났다. 오직 운중만이 탈의실에 어울리는 빈곤한 몸으로 드레스를 입는데 열을 올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크니스와 시로놈이 운중의 탈의를 거들었다. 드레스를 입고, 가발을 쓰고,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고, 부츠를 신었음이다. 운중의 탈의도 거의 다 끝이 났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될 터인데, 운중은 등 뒤에서 기가 느껴짐을 감지했다. 예쁜이의 기운도, 호구의 기운도 아니었다. 운중의 기분을 심히 상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드는 이 기운은 분명 오크의 기운으로, 운중은 재빨리 뒤를 돌아 그 상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곳에 지구상의 생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형상의 누군가가 서 있음을 깨달았다. 마침 옷을 벗으려고 하고 있는 그를 보는 운중은 매우 화가 나 있었다. 그는 마무리하던 것을 팽개치고 단숨에 그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옷을 벗으려고 했던 차에 습격당한지라 오크놈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전혀 예상도 못했기에 어안이 벙벙한 것도 쉽게 쓰러진 이유였다.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운중을 바라보았는데, 운중은 그런 녀석의 표정은 상관없다는 듯 독설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너 이 빌어먹을 오크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딴 얼굴 들고 들어오냐? 앙? 제정신이냐? 지금 니가 신성한 코스프레를 더럽히고 있다는 건 아는 거냐? 가서 성형수술이라도 받고 오란 말이다. 이 거지같은 오크새끼야.”
나름대로 쿠크리라는 닉네임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녀석이었는데, 운중이 그런 듣보잡까지 알고 있을 리가 없었음이다. 운중이 열심히 욕을 하고는 다크니스와 시로놈을 데리고 탈의장 밖으로 사라지니 그 안에 있는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문중놈 얼굴도 피부는 그지 같고 해서 별로 잘생긴 편이 아니었다는 건 모두 입 밖으로 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벙쪄있을 뿐이었다.
-계속
p.s. 요즘 이슈가 되는 문중이라는 분과는 별로 관계 없는 글입니다.
이거 거짓말 아닌거 다 아시죠?
p.s.2[익명요청] 님이 삽화를 그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 by | 2008/02/27 16:28 | 소설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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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리
의
로스나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화 기대하겠슴다. ^-')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