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6일
요염한 운중 기담 / 3
본 소설은 실제 인물과는 별로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사건이나 행사와는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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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한 운중 기담 / 1
요염한 운중 기담 / 2
요염한 운중 기담 / 3
- 로스나힐
몇 정거장을 지나 도착한 코믹월드 회장은 오늘도 붐비었다. 바글거리는 아낙네들 빈 골 굴러가는 소리가 지하철 개찰구부터 생생히 들릴 지경이었다. 개찰구 지나는 건 그렇다 치고, 개찰구를 나와서도 인파에 밀려 올라가야 했으니 제법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운중과 그의 무리들은 능숙한 솜씨로 인파를 헤집고 자기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의 호리호리한 몸이 흐느적거리며 사람들 사이사이에 길을 만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문중의 눈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 무리가 있음을 감지했다. 근 몇 년을 코스프레나 하면서 쌓아올린 시간이 가져다준 묘한 능력이었다. 운중은 외관이 빼어나 사람들이 몰려드는 코스프레 중에서도 자기가 호구처럼 부릴 수 있는 사람을 보지도 않고 골라낼 수 있었다. 여태까지 그 능력으로 수도 없는 호구를 제작해낸 그였다. 오늘도 그는 자신의 호구가 되기에 걸맞은 사람을 찾아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손이 인파를 헤집었다. 중딩년놈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갈라지는 인파 사이로 등장한 사람은 꽤나 매력적인 것이었다. 그 모양새만으로도 문중의 가슴을 두들기기에 충분했다. 갸름한 턱에 오똑한 콧날, 적당히 모양이 잡힌 눈, 붙인 것 같지 않은 긴 속눈썹,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입 그리고 새하얀 피부가 운중의 내면세계로 흘러들어오는 것이었다. 더불어 옷을 입은 것도 강렬했다. 세미 펑크스타일이 가미된 장식과 색감이 들어간 드레스였는데, 해골과 십자가, 멋 부린 글씨들이 귀엽게 디자인되어 붙어있는 것이 꽤나 정성스러웠다. 등에 붙은 날개 모양의 장식도 인상을 강렬하게 하고,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자신의 뇌 표면에 그 모습을 강렬히 새긴 운중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천만화소에 렌즈도 적당히 사 끼운 녀석이다. 어떻게 다루는지도 잘 모르겠고, 렌즈를 끼울 때도 무척이나 고생했지만, 운중은 그 카메라에 무척이나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별로 아는 건 없어도 자동으로 두고 찍으면 대충은 나오더라고 운중이 지껄인 적이 있었다. 운중은 카메라를 꼬나들고 사진을 찍기 위해 한걸음 또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신의 카메라를 사용하기를 포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문사진사 노땅들이 이미 좋은 자리를 다 골라잡은 것이었다. 운중은 치욕스러워했다. 저런 별 볼 일도 없는 노인네들에게 선수를 빼앗기다니 말이다. 그 별 볼 일 없다는 노인네들은 척 보기에도 운중의 것보다 두, 세배는 좋아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관록이 느껴지는 손가락 움직임에 운중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그는 이내 처진 어깨를 들고 원래 가던 길로 귀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운중을 보고 중딩새끼들 중 하나인 다크니스놈이 지껄였다.
“형, 사진 안 찍을 거야?”
기분이 우울한 운중은 다크니스의 발언에 불쾌함을 느꼈다. 안 찍고 싶어서 안 찍는 게 아냐! 그렇게 소리칠 뻔 했지만, 운중은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곧 다시금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노땅들에게 질 수는 없지 않은가. 운중은 천천히 입을 열어 중딩들의 가슴을 벌렁벌렁 거리게 만드는 대사를 읊조렸다.
“훗. 지금 내가 사진을 찍는다고 해봐야 제대로 된 사진은 나오지 않아. 저 주변에 몰려든 일반인들과 똑같아져버리는 거다. 내가 누구지? 난 요염한 문중이다. 이 찍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을 억누르고 기다리다보면 언젠가 기회는 돌아온다. 나는 반드시 저 사람의 사진을 찍는다. 저런 변태 늙은이들에게 카메라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겠어.”
카메라 사느라 150만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놈이 하는 말이었다.
중딩들의 콧구멍이 벌름벌름하고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니 문중은 절로 흥이 났다. 지하철역사 한복판에서 애니메이션 오프닝에 나오는 춤이라도 출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만두었다. 춤은 코믹월드회장 앞에서 추기로 하고, 운중은 중딩들을 이끌고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아갔다.
-계속
p.s. 요즘 이슈가 되는 문중이라는 분과는 별로 관계 없는 글입니다.
이거 거짓말 아닌거 다 아시죠?
p.s.2 삽화 그려주실 분 구하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비밀덧글로 달아주세요.
# by | 2008/02/26 08:33 | 소설 | 트랙백 | 핑백(2)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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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운중의 대사에서 자신을 문중이라고 하는 부분이 나오네요~ 오타 조심하세요 ^.~ ... (<<<)
ㅋㅋㅋㅋ
ㅋ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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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로스나 초천재
“훗. 지금 내가 사진을 찍는다고 해봐야 제대로 된 사진은 나오지 않아. 저 주변에 몰려든 일반인들과 똑같아져버리는 거다. 내가 누구지? 난 요염한 문중이다.
저부분 운중으로 수정요청 ㅋㅋ
일부러 그러신거면 ㅈㅅ